2024. 11.07 형태소 페이퍼 7호
의미를 갖춘 가장 작은 단위인 형태소
행간 사이에 오래 머물며 마주한 생각을 나눌 예정입니다.
책을 읽고 싶은 분들 누구나 함께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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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0월의 자립형태소 우산☂️입니다.
청명한 날씨와 화려한 단풍을 구경하다 왠지 모를 공허함을 느끼는 싱숭생숭한 계절.
님은 가을을 어떻게 나고 있나요?
옛 선비들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을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라 불렀습니다.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을 읽기 좋다는 뜻인데요.
고사성어도 알아주는 ‘독서의 계절’을 맞이하여,
형태소는 소설 한 권을 읽고 ‘채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님께도 이 책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온기를 담아 형태소 페이퍼 7호를 보내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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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우는 ‘때로 가장 좋은 구원은 상대가 모르게 상대를 구하는 것’임을 천천히 배워나갔다. 실제로 그 시절 지우는 용식 덕분에 그나마 한 시절을 가까스로 건널 수 있었다. 용식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시간이었다. 극적인 탈출이 아닌 아주 잘고 꾸준하게 일어난 구원. 상대가 나를 살린 줄도 모른 채 살아낸 날들.
_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 (202-203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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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은 상황 속에 놓여 있는 18살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비극적이게도 아이들의 상처는 한없이 곪아가고, 아물 틈도 없이 새로운 상처가 생기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눈부신 구원이 이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극적인 반전이나 행운이 찾아오게 될까요. 안타깝게도 아이들 앞에 놓여있는 것은 거짓말로 고이 포장된 진실, 누군가의 이야기 뿐입니다. 아이들은 과연 무사히 이 시기를 통과할 수 있을까요.
김애란 작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고등학교 2학년인 세 아이가 우연한 계기를 통해 서로를 의식하기 시작하고 서서히 가까워지며 잊을 수 없는 시기를 함께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오랜 시간 혼자 감당해왔던 서로의 비밀들을 인식하여 아이들은 연결되고 거짓말 이면의 진실에 다가가며 이들은 조금씩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흔히 알고 있는 무언가 이루고, 발전하는 ‘성장’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김애란 작가는 “무언가를 그만두는 과정에서 자기 이야기에 몰두하다 종래에는 타인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게 되고 내 고통만큼 다른 사람의 슬픔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전하고 싶었다며 이 소설을 “뒤집어진 가족 소설, 성장 소설”이라고 소개합니다. 사회적 통념 안에서 자라난 우리는 자연스럽게 가족을 생각하면 온기, 성장을 떠올리면 변화와 나아짐을 기대하는데요. 늘 그렇듯 기대와 현실은 다른 법. 『두근두근 내인생』을 통해 가족의 '온기'를 전했던 김애란 작가는 돌아온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로 세상의 ‘냉기’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가족, 성장에 대한 통념을 꼬집습니다. “성장이란 시점 바꾸기”라며 “다른 사람의 자리, 이야기가 내 안으로 들어와 그 자리가 더 커지는 것”이라 말하고, “나 또한 가족 이야기를 썼지만, 끈적끈적한 점성이 건강하지 못하게 작용할 때 있고, 폭력이 일어나는 장소로서의 가족은 남보다 못하단 생각이 든다. 가족이 반드시 지켜야 할 미덕인가.”라며 소설 속에서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제시하기도 해요. 특유의 간결하고 여운 가득한 문체로 독자 나름의 고민에도 불을 지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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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심해지고, 연말을 향해 달려가는 매년 이맘때, 가족 그리고 성장에 대한 고민이 잦아지는데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 묵혀왔던 감정들이 올라오기도 하고, 지나온 한 해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변화하지 않는 자신을 탓하기도 합니다. 헛된 기대에서 비롯된 고민임을 알지만 쉽사리 털어낼 수 없는 것은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고민이기 때문인데요. 이런 고민이 아니더라도 여러 상처들로 아파하는 날들이 누구나 있을 겁니다. 거짓말이라는 외투를 걸치고 누군가에게 닿는 비밀 그리고 진실들. 이에 반응하여 서로를 위로하는 따뜻한 마음. 이런 이야기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소설을 성인 독자에게 권하며 김애란 작가는 “어떤 일들을 겪고서 나중에 해석되고, 나이 들면서 몸으로 이해되는 말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슬픔이 서려 있는 『이중 하나는 거짓말』의 이야기들을 마주하며 남을 이해하고 나를 이해하기를, 더하여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하고 또 함께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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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진술 가운데 하나는 거짓’이라는 자기소개 게임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아주 유명하거나 많은 사람이 하진 않지만, 원래 있는 게임이다. 교사인 언니로부터 가끔 학기 초에 학생들과 게임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했고 소설 속 장치로도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밀과 거짓말이 흥미를 배가시키는 소설적 장치로 활용돼 인상적이었다.
“비밀과 거짓말은 이야기의 이야기성을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허구라는 말보다 거짓말이라는 말이 더 크다고, 소설 혹은 픽션, 웹툰보다 거짓말이라는 말이 훨씬 큰 말이고 넓은 괄호여서 여러 상황을 담아낼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허구의 픽션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속이는 기만적인 거짓말, 누군가를 배려하기 위한 거짓말, 혹은 일상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즐겁게 하는 거짓말 등도 포함하고 싶었다. 비밀을 보호해 주는 수단, 혹은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싶었다.
_세계일보 인터뷰 김애란 “우리를 살리는 건 극적 탈출 아닌 잘고 꾸준한 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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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라는 제목은 소설 속에서 담임선생님이 제시한, 4개의 진실과 1개의 거짓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게임을 말합니다. 하나의 거짓말 속에는 재미와 소망이 녹아 있기도 하지만 "누가 들어도 명백한 거짓 같아서 모두 웃어넘길 수 있기"(18p)를 바라는 비밀이 숨어있기도 해요. 차라리 거짓이었다면 좋았을 이야기. 어쩌면 4개의 진실보다 더욱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 지우, 소리 그리고 채운은 그런 버거운 비밀을 끌어안고 사는 인물들입니다. 숨기고 싶은 마음과 털어놓고 싶은 마음의 공존 속에서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거짓말 자기소개 게임은 일종의 배출구가 되어주는데요.
이처럼 ‘거짓말’은 소설 속 주요 소재로 활용됩니다. 단순히 사실을 말하기 싫어서 거짓말을 할 때도 있겠지만 때론 거짓말에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이 담기기도 하고, 무거운 진실이 담기기도 합니다. 소설이라는 커다란 거짓말을 읽어가면서, 우리는 왜 일상에서 거짓말을 하고 그 말에는 어떤 마음이 녹아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님, 자신이 했던 혹은 들었던 거짓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과 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까지도 후회하지 않는 거짓말을 소개해줘도 좋겠습니다.)
먼저 형태소의 대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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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내가 했던, 혹은 들었던 거짓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과 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지금까지도 후회하지 않는 거짓말을 소개해줘도 좋겠습니다.)
☂️: 수많은 이유를 등에 업고 쉽게 입밖으로 튀어나오는 거짓말들은 끝내 어디로 흘러갈까. 가볍게 휘발되며 잊혀지는 거짓말도 있는가 하면,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와 오래 기억되는 거짓말도 있다. 최근 상기하게 된 거짓말이 후자에 가까웠다. 22살 봄, 나름 가족들을 배려한답시고 했던 거짓말이다. 입대일을 앞두고 있었던 나는 진주로 향할 교통편을 알아보고 있었고, KTX 자리를 잡으며 가족들에게 혼자 가겠다는 선언(!)을 했다. 괜히 가족들을 귀찮게 하는 것 같았고, 무던하게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요즘은 다 혼자 들어간다, 입대 장소까지 같이 갈 수도 없다 등의 거짓말들을 속사포로 뱉었다. 결국 혼자서 잘 들어갔다가 무탈하게 복무를 마쳤지만, 최근에 입대 이야기를 나누며 혼자 보냈던 그날이 마음에 남는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들었다. 배려라는 옷을 입었다고 해서 다 옳은 선택은 아니라는 것을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더 몰랐었으니까. 돌아간다면 잠시동안 조금은 칭얼거리면서 가족들을 괴롭히는 손 많이 가는 아들이 되었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 라는 드라마 대사를 들은 적이 있다. 질문을 보자마자 이 말이 가장 먼저 생각났는데.. 저번 학기에 단편 소설을 쓰는 수업을 수강했다. 잊히지 않는. 아니 잊을 수 없는 어떤 순간을 잘 다듬어 소설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상실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내가 겪은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게 거짓말을 덧붙여 소설을 완성했다. 일종의 부채감이 담긴 거짓말이었다.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쓰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현실과는 다른 결말을 그리고 싶었던 거였다. 나만 알더라도.
🎉 : ‘노련함’이라는 것은 어디서 자라나고 어떻게 나타나는 것일까 생각하면 정답은 없겠지만, 거짓말을 뱉는 내 표정이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이 훌륭한 예시는 될 수 있겠다. 내게 거짓말은 하나의 커다란 사건이기 보다는 축적된 덩어리이고 역사이자 전략 같은 것이다. 여러 멤버가 있지만 대상을 수여하고 싶은 녀석은 ‘괜찮아’라는 녀석이다. 엉뚱하게도 살면서 가장 힘든 날에는 꼭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밤거리를 걸으면서 처연한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도 된 것 마냥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마도 나는 ‘나 괜찮아’, ‘나 잘 지내지’라는 말을 마음으로 홀로 되새기는 것 뿐만 아니라 꼭 실제로 뱉고 싶어서, 그것도 내가 가장 강해보이고 싶은 상대에게 주문처럼 뱉으면 그 거짓이 정말 진실로 둔갑하는 것만 같아서 그러지 않았나. 그래도 확실한 것은 나의 그런 쿨하지 못했던 꼴값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웃긴 말이지만, 이따금 내가 가진 비밀과 불행이 사랑스러울 때가 있다. 이것도 조금은 노련해졌다는 증거이려나.
🐬: 그저 마음이 없어서 헤어질 뿐이라는 거짓말이 기억에 남았다. 내가 상처받을까 봐 이별의 이유를 제대로 말하지 않았던 것. 오히려 선의의 거짓말이 더 상처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명징하게 깨달았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았다. 거짓말보다는 참혹한 진실이 더 낫다는 사실을 견고하게 만들어 주었다. 불가피하게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존재하겠지만,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진실이나 사실을 응시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적합하다는 가치관은 변함이 없을 것만 같다.
🕯️: 알겠다는 거짓말을 많이 들어보았다. 상대는 알겠다고 하면서도 의아함이나 의심이 담긴 눈초리를 쉽게 거두지 못한다. 그래서 알겠다는 말이 거짓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거짓말을 미워할 필요는 없다. 똑같이 거짓말하다 보면, 말뿐인 수긍이 나중에는 사실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닫기 때문이다. 전혀 모르겠지만, 알겠다고 질러 버린다. 그 말에 책임지기 위해 알아보려고 노력한다. 노력이 안 먹히거나 노력하기도 싫을 때는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려 애쓴다. 애쓰다 보면 알지 못했던 것과 어느새 멀어져서 더 이상 알 필요도 없다. 거짓으로 한 인정이 사실로 변함은 우습다. 힘들게 거짓말하던 그 순간까지도 우스워진다, 가벼워진다. 그 과정 자체가 묘하게 기억에 남는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가벼움에 숨통이 조금 트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 : 저는 들었던 거짓말이 기억에 남아요. 내용보다는 거짓말을 하게 된 마음이 기억에 남습니다. 거짓말을 싫어하지만, 저 또한 비슷한 마음으로 거짓말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함께 조금 더 용기를 내보자고 했던 기억이 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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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거짓말’에는 어떤 마음과 진실이 숨어있을까요. 책이 점점 궁금해지시나요?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먼저 읽은 형태소의 한줄평은 아래와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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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짓말 같은 삶이라도 늘 누군가가 곁에 있으리라는 기대.
🌵 : 촘촘하게 쌓인 김애란의 문장 아래, 거짓이 상처를 보듬어주는 순간들
🎉 : 거기 대단한 인물들은 없다. 하지만 그게 곧 거대한 인물들이기도 했다.
🐬 :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구성되는 잔혹한 현실.
🕯️ : 사실은 당연하지 않은 것들에 관하여
🍅 : 아이들의 현실은 차가운데 읽는 내내 시리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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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야기’를 접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구연으로 실감나게 도달하는 이야기들도 있고, 글자가 상상 속에서 이야기로 바뀌기도 해요. 여러가지 방식들 사이에서 고민하다 김애란 작가는 소설 속 아이들의 시선에 섬세하게 접근합니다. 아이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방식은 한 눈에 이야기가 들어오는 ‘만화’ 였어요. “지우는 제 속에 해소되지 않은 이야기가 있음을 알았다. 강렬한 경험이지만 여전히 해석이 잘 안 되는 몇몇 기억 때문이었다. 지우는 그걸 이야기로 한번 풀어보고 싶었다. 한마디로 요약되지 않고, 직접 말했을 때보다 그림으로 그렸을 때 훼손되는 부분이 적은 어떤 마음을.”(82p). 지우는 만화를 연재하며 자신의 아픈 상처, 소중한 존재를 향한 마음, 누군가의 비밀에 대하여 말합니다. 지우의 만화는 소설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작은 이야기가 되어 아이들을 애틋하고 뜨겁게 연결시킵니다. 이에 형태소가 그림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만나왔을 지 궁금해졌어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만화나 웹툰 추천을 부탁해보았습니다.
님은 마치 내 이야기 같아서, 그게 아니더라도 마음이 움직였던 만화나 웹툰을 본 적이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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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백요리사’ 열풍을 타고, 음식 관련 웹툰을 하나 추천하겠습니다. 카카오 웹툰 <오무라이스 잼잼> 시리즈입니다. 과장되고 현란한 수식어는 없습니다. 보는 이를 웃게 하려고 애쓰지도 않구요. 주가 되는 이야기는 음식과 관련된 소소한 일화입니다. 음식과 관련된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어떤 음식 앞에서 웃음 짓던, 어린 시절의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 김정연 작가의 만화책 <혼자를 기르는 법>. 좋아하는 친구에게 생일선물 받은 책인데, 서울에서 혼자 살아가는 주인공 ‘이시다’의 삶을 그린 만화이다. 견디는 삶이 익숙해지고, 개인을 돌보는 일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질 때 찾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지칠 때마다 한 장씩 넘겨보며 위로를 받곤 했다. 혼자 사는 법이 아니라 ‘혼자를 기르는 법’이어서 더 좋은 이야기.
🎉 : 네이버 웹툰 <쿠베라> 중1 시절 교지편집부 부장이었던 2살 위의 선배가 추천해줬던 웹툰. 무려 지금도 연재 중. 인도 신화를 모티프로 한 판타지이지만 그 속에 놀라울 정도의 깊은 감정들이 담겨 있다. 수없이 다시 정주행해도 새롭다.
🐬 : <여중생A>를 추천한다. 게임에 빠져 사는 중학교 3학년 미래의 일상을 다룬 이야기다. 미래가 즐겨하는 게임 속 세계는 유채색으로, 현실세계는 흑백으로 표현된다. 등장인물의 심리를 치밀하게 다룰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까지 포괄하여 묘사하기 때문에 생각할 지점들이 많다. 내향적이면서도 생각이 많은 미래가 미래와 비슷한 나이대였을 때 나의 모습과 유사해서 더 몰입해서 감상했다.
🕯️ : <아이들의 권 선생님> 추천합니다. 초등학생 때 웹툰을 봐서 그런지, 웹툰 속에 나오는 아이들을 친구처럼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은근한 따듯함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 : 최근에는 만화나 웹툰을 잘 안봐서 잘 모르지만, 예전에 랑또의 <가담항설>을 재미있게 봤다. 플롯도 탄탄하고 각 인물들의 설정이 굉장히 입체적이라, 보는 내내 인물들을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눠 볼 수 없어 좋았다. 그리고 인물이 느끼는 희로애락을 그림으로 굉장히 잘 표현해서, 보는 내내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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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하고 싶지만 늘 우리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눈 녹듯 모든 상처가 사라지는 일은 불가능하겠죠.
끝없이 읽고 또 보아도 그것들이 고통을 덜어준다고 확신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야기를 만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누군가의 이야기가 나에게 들어와 ‘확장’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눈이 깊어 진다는 것. 마음이 자란다는 것.
김애란 작가가 말하는 성장은 그런 의미가 아닐까요.
서로의 마음의 공간이 넓어지다 보면
누군가의 공간에 내 이야기가 들어갈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하여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준다면, 희미한 온기가 내게 닿는다면,
설령 눈치채지 못하더라도 자잘한 구원이 나를 살게 할지도 모릅니다.
누군가가 내게 또 내가 누군가에게 희미한 온기를 전해주는 상상을 하며
11월 한 달 간,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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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형태소의 일곱 번째 페이퍼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형태소 페이퍼>는
매달 둘째주, 넷째주 목요일에 찾아옵니다.
다다음주에 다시 만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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